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흔히 여행의 로망으로 통한다는 크루즈. 패키지와 개별 여행을 거치고 난 여행 마니아들이 찾는 다는 크루즈. 떠있는 다는 것, 참 좋았다. 하늘이 아니고 바다도 아니고 아주 유유히 흐르는 강 위에 떠 있는 것, 참 낭만적이었다. 양질은 아니었지만 넉넉하게 제공되는 간식꺼리와 음료와 와인은 충분히 강바람과 잘 어울릴 분위기를 조성했다. 늘 거기 지정된 장소에 살고 있는 것일까? 아니면 우연히 선장의 눈에 띈 것일까? 드넓은 강가, 배가 닿는 곳이면 크고 작은 야생 동물들이 선을 보였다. 코끼리 가족, 악어 가족, 하마 가족, 강가에 노니는 임팔라 떼, 외롭게 거닐 던 기린, 이름 모를 각종 동물들과 크고 작은 새 등. 길동무가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 체험한 크루즈는 그 자체가 화려한 리조트인 거대한 함선이 아니었다. 보츠와나에서 오픈카를 활용한 사파리 체험으로서 <게임 드라이브>를 즐긴 다음의 쵸베강 크루즈처럼, 다소 불편한 크루즈도 있었다. 불안한 상황을 조성한 흑인 가이드와 비가 뿌리는 날씨가 한 몫을 하기도 했지만… 잠베지 강 Sunset!! 선셋은 찾아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연처럼 그렇게 펼쳐져야 하는 것이리. 하루를 열정으로 다스린 해의 스러짐 앞에서 우리 모두는 숙연해졌다. 갇힌(?) 시간을 너그럽게 다스려주었던 잠베지 강 크루즈! 여행이란 바빠야 하는 것일까? 한가해야 하는 것일까? 여행은 분주한 것이고 휴양은 한가한 것일까?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함을 만끽하기 위한 여행에도 더러 분주함이 덧대지는 것은 무엇일까? 여행의 분주함은 진정 분주함이 아닐까? 그 안에서도 몸과 마음을 쉬는 것일까? 여행의 정점, 자기 정화와 자기 찾기는 일상과 먼 곳, 미지에서만 가능할까? 이 많은 의문부호는 많은 여행 사진 속에서, 많은 여행 동영상 속에서, 그리고 몇 개의 메모 속에서 생겨나고 답이 찾아진다. 옳거니! 여행은 복기다. 어쩌면 참다운 여행은 지나온 여행지들을 이젠 돌아와 조용히 앉은 체 다시 마음으로 찾아가는 것, 사람사람 간에 생겨나고 커졌던 정을 다시 새기는 것, 이야말로 참다운 여행이리. 2012년 9월 19일 인재 손인식의 필묵향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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