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목 | 아! 아프리카-하쿠나 마타타 4 (음식 보따리) | |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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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| 2012-09-06 09:22:58 | 조회수 | 1118 | |||
작성자 | 서생 |
정말 뜬금없다. 아무리 ‘금강산 구경도 식후경’이라 하지만 왜 벌써 먹는 이야기로
돌입을 하는지 나도 모를 일이다. 정원 55명을 태우고 360도 회전을 하며
1천 미터 이상의 높이의 수직절벽의 테이블 마운틴을 오르내리던 케이블카의 짜릿함,
웅대한 벽을 손이 닿을 듯 스치며 하강하는 동안 경이로움에 대한 괴성이 절로 나고
발끝이 찌릿하던 그 순간의 이야기, 시그널 힐, 명문 UCT대학의 위용,
커스텐보쉬식물원, 워터프런트 등 케이프타운 이야기가 아직 많고 많은데…
그러나 그곳에서는 먹거리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것을 어쩌랴.
주객이 전도되었노라고 항의가 빗발쳐도 하는 수 없지 않는가.
민박집에서 연 3일을 이어졌던 만찬, 그 예비가 에미리트 항공이었을까?
플라잉타임 16시간 동안 에미리트 항공으로부터 제공 받았던 비교적 괜찮았던
네 끼 식사와 풍부했던(?) 와인,
그것은 바로 돌아올 때쯤 모두가 토실토실해지고 말았던 결과를 위한 시작이었다.
대서양과 인도양 두 대양의 조우를 기리며 자리 잡은 TWO OCEANS의 점심,
UCT대학 캠퍼스 풍광 좋은 교수식당에서의 점심, 와인 팜의 고즈넉한 자리,
만개한 매화가 이른 봄을 알리던 곳에서의 점심,
이 모두는 각기 그 밤의 만찬을 위한 맛과 나름의 격을 갖춘 풍성한 정찬이었음에랴.
길동무에게 또 다른 어떤 여행이 있어 그 3일의 만찬을 잊게 할 것인가.
케이프타운의 밤을 마음껏 구가하게 했던 와인과 부라이의 조화,
벽난로의 운치를 그 무엇이 있어 잊게 할 것인가.
그날이여 언제 올 것인가. 과연 그날이 있기는 있을 것인가.
2012년 9월 5일
인재 손인식의 필묵향기 |